지난해 폭등했지만 올해 10%대 하락
코로나19에 원자재 가격 하락 겹쳐
신흥국 투심 회복은?…“방향성 본 후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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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09 오전 3:00:00
수정 2020-03-09 오전 3:0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동안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던 러시아·브라질 펀드가 최근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 원자재 시장 위축 등이 양국 증시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6일 기준(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운용 기간 2주 이상) 브라질 주식형과 러시아 주식형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9.21%, -4.06%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로 기간을 좁히면 각각 -13.26%, -11.74%로 손실이 대폭 늘었다. 최근 한 달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1.4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변동성이 커진 양국 증시에 기인한다. 지난해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 모두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30~40% 폭등했던 만큼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올해 가입한 투자자라면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 1월 24일(이하 현지시간)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11만9527.63을 기록했지만 하락 반전해 6일 9만7996.77까지 내려왔다. 한 달 반 만에 18.01%나 떨어졌다. 러시아 RTS 지수도 올해 고점(1월20일 1646.60) 대비 23.60%나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특히 양국은 원자재 수출이 중심인 신흥국이다. 투자 심리가 쪼그라든 데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조업 중단에 직격탄을 맞았다. 브라질은 환율 하락 영향도 컸다. 달러 기준 헤알화 환율이 4.63헤알까지 치솟았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 환율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또 러시아는 에너지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만큼 국제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연초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에 4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석유수출기구 플러스)가 러시아 동의를 얻지 못해 추가 감산에 대한 합의에 실패한 6일에만 10% 넘게 떨어졌다.
러시아 주식형 펀드 중 운용설정액이 가장 높은(1004억원) 펀드는 ‘한화러시아자(주식-재간접)A클래스’다.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모펀드는 ‘JP모건-러시아펀드(JPMF-Russia Fund)’에 투자한다. 에너지 기업인 루크오일과 가스프롬, 로스네프트 등을 주로 담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3.13%로 양호했지만 국제 유가·증시 부진에 최근 한 달 10.61% 손실을 냈다.
운용업계는 코로나19 안정 후 중국 조업의 정상화,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2분기 ‘V자형’ 반등을 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건다. 얼어붙은 신흥국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설명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의 최근 급락분은 과도했다”면서 “신흥국 중 재정 상황이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빠른 반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방향성이 잡힐 때까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를 기록했고 올해 성장률도 2%대도 불투명하다”면서 “단기간 헤알화 환율 변동성도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제 시작인가 보다. 경제를 잘 모르는 경제기자. 한 번도 자기 자금으로 투자를 해 본적이 없는 경제 기자가 징징거리기 시작하면 그 시장에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다 곡소리, 피눈물 이런 소리가 나오면 투자를 시작하라는 소리로 들으면 된다. 그러니 이제 시작했나 보다 주의를 기울이라고.